유럽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IFA 2025, ‘AI 홈’으로 달리는 삼성·LG

유럽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IFA 2025, ‘AI 홈’으로 달리는 삼성·LG
1. 한 줄 요약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5가 AI 홈의 실제 쓰임새를 검증하는 무대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새 DX 수장이 첫 국제 무대에서 전략을 직접 설명하며 프리미엄 라인업과 연결 서비스를 밀어붙이고, LG전자는 ThinQ On과 대규모 B2B 접점을 앞세워 유럽 맞춤형 제품·솔루션으로 판을 키운다.
2. 왜 지금 ‘AI 홈’인가
팬데믹 이후 꺾인 수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는 가전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프리미엄 수요가 비교적 견조하고 에너지 효율·개인 최적화를 중시하는 유럽은 반등 발판이 될 수 있다. 업계는 올해 IFA의 키워드를 ‘기술 과시’가 아닌 생활 속 적용으로 본다. 즉, 알고리즘이 집과 사람을 이해하고 먼저 움직이는 경험이 핵심이다.
삼성: DX 새 판짜기와 ‘능동형’ 가전
삼성 부스의 주제는 “AI Home – Future Living, Now”. 베를린 CityCube 단독 전시장에 업계 최대급 규모(약 6,235㎡)를 펼치고, 집 안 곳곳을 ‘AI 홈 리빙’으로 재구성했다. 핵심 체험 축은 네 가지다: 편의성(Ease), 건강·안심(Care), 시간·에너지 절약(Save), 보안(Secure).
시나리오는 단순하다. 스마트싱스가 갤럭시 워치·링으로 축적한 수면·활동 데이터를 읽고 최적의 루틴을 제안한다. 냉장고의 AI Vision Inside는 넣어둔 재료를 인식해 보관 기한을 챙기고, TV의 Vision AI는 화면 속 콘텐츠부터 날씨 같은 생활 질문까지 바로 답한다.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무게·섬유·오염도를 감지해 물·전기·시간을 다이어트한다.
주목도는 노태문 사장의 DX 부문장 데뷔 무대라는 상징성에서 더해진다. 11년 만의 독일 신제품 공개라는 무대 위에서 프리미엄 중심 영업 전략과 생활가전의 수익 방정식을 어떻게 설명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장에서는 보급형 플래그십 포지션의 갤럭시 S25 FE가 거론되며, 모바일 AP는 엑시노스 2400 계열 탑재설이 유력하다.
LG: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이는 집, B2B로 저변 확장
LG는 부스 콘셉트를 “LG AI Appliances Orchestra”로 정했다. 주방, 거실, 야외 라이프까지 연결해 ThinQ On이 지휘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영양 균형 메뉴 추천” 같은 명령 한마디면 레시피 탐색부터 오븐 예열, 공정 배치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ThinQ Up으로 기존 가전의 AI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ThinQ Care로 유지 관리를 매끈하게 만든다.
전시 면적은 약 3,745㎡, 이 중 1,762㎡를 B2B 상담에 할애했다. 현지 유통·프로젝트 수요를 겨냥한 실전형 전개다. 유럽형 주거 구조와 고효율 기준을 반영한 냉장고·세탁기 25종도 한꺼번에 공개한다. 모터·컴프레서 등 AI 코어테크로 효율을 끌어올리는 접근이 돋보인다. 집을 넘어 차량까지 확장한 ‘슈필라움’ 모빌리티 공간 시나리오는 “차가 또 하나의 방이 되는” 근미래를 보여준다.
실적과 과제: 반등이 필요한 이유
삼성의 생활가전(DA)·TV(VD) 합산 실적은 작년 매출 약 56.5조원, 영업이익 1.7조원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매출 28.6조원, 영업이익 5천억원으로 수익성이 주춤했다. LG의 TV를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상반기 1,868억원 적자를 냈다. 유럽 가전 시장은 올해 약 150조원에서 2030년 180조원 규모로 성장(연평균 4%대)할 전망이어서, ‘초개인화’와 고효율로 재도약의 고리를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경쟁 구도: ‘안방’ 지키는 유럽, 무대 넓히는 반도체
프리미엄 강자인 밀레, 지멘스, 보쉬 등 독일계는 지속가능성을 축으로 스마트 홈 모델을 제시하며 ‘홈 어드밴티지’를 지킨다. 한편 NVIDIA는 게이밍·크리에이터·AI 데모를, AMD는 유통 협력자 대상 AI 혁신 주제 발표를 준비하며 칩–플랫폼–가전의 연결고리를 강화한다. 유럽의 쇼룸이 곧 ‘표준’이 되는 만큼, 개방형 생태계와 보안 신뢰가 관건이다.
한 걸음 더: ‘보이는 AI’에서 ‘숨은 AI’로
이번 전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버튼 대신 상황과 취향을 읽어 선제적 제어를 실행하는 ‘숨은 AI’가 새 기준이 된다. 냉장고가 식단을 제안하고, 세탁기가 오염도에 맞춰 스스로 학습하며, TV가 정보 탐색의 관문으로 진화한다. 유럽의 빡센 효율 규제는 데이터 절약·에너지 최적화라는 두 개의 열쇠를 제조사에게 동시에 요구한다. 결국 승부는 사용자 맥락을 얼마나 정교하게 이해하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결론: 베를린 이후, 거실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IFA 2025는 ‘AI 홈의 실전 능력’을 가르는 분수령이다. 삼성은 플래그십 경험의 대중화와 연결 서비스 내실로, LG는 B2B 확대와 유럽형 라인업으로 해답을 제시한다. 프리미엄과 효율, 개인화와 보안 사이의 균형을 먼저 잡는 쪽이 유럽에서의 재가속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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