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회복에서 AI-안보까지” 이재명, 유엔 무대서 대형 외교 드라이브

1. 핵심 한눈에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3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 주간에 참석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그는 같은 날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겪은 민주주의의 침체와 복원 과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주요 현안에 대한 정부의 해법과 장기 비전을 제시한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 각국 지도자들이 집중 조명하는 기념 회기인 만큼, 우리 정부는 “신뢰받는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목표다. 특히 한국은 9월 한 달 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을 맡아 24일 ‘인공지능(AI)과 국제 평화·안보’를 의제로 공개토의를 직접 주재한다. 급변하는 기술이 초래할 기회와 위험을 균형 있게 논의하고, 다자 협력의 공동 대응 방향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2. 왜 지금 뉴욕인가

정상외교의 현장은 종종 ‘거대한 편집회의’와 닮아 있다. 세계가 같은 페이지를 보며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민주주의 회복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적 회복력과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할 수 있다. 이번 연설은 국내 사례를 보편적 교훈으로 확장해, 규범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로 읽힌다.

안보리 의장국으로서의 역할도 가볍지 않다. AI 기술이 분쟁 예방, 허위정보 대응, 군사적 오남용 억제 등과 맞닿아 있는 만큼, 표준·신뢰·감시의 세 축을 중심으로 ‘실행 가능한 룰’의 바탕을 세우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이 제시할 틀은 △투명성과 책임성 원칙 △개발·배치 단계에서의 안전장치 △개도국 역량 강화 지원 같은 현실적 항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외교 동선 역시 촘촘하다. 다자 무대에서의 기조 메시지로 큰 방향을 제시한 뒤, 양자·소다자 면담을 통해 경제안보·공급망·디지털 규범 같은 주제를 세부 협력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조연설—안보리 공개토의—연쇄 회담’으로 이어지는 삼단 구성은, 비전-규범-실행의 고리를 완성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올가을 뉴욕은 말 그대로 ‘무대’다. 한국은 민주주의 회복 스토리를 정책 패키지로 번역하고, AI라는 신기술을 평화 아키텍처와 접속시키려 한다. 성과의 가늠자는 화려한 수사보다 합의문 문장과 후속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문구를 얼마나 뽑아내느냐, 그리고 그것을 실행할 파트너십을 얼마나 촘촘히 엮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결국 이번 유엔 일정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경험으로 증명한 복원력, 기술로 설계하는 안전”. 한국이 이 두 축을 하나의 내러티브로 묶어낸다면, 80주년 유엔의 중심에서 책임 있는 중견국의 존재감을 또렷이 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