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리넷

사회

‘문에 걸어둘게요’…순식간에 빨려나간 495만원의 진실

M
관리자
2025.06.15 추천 0 조회수 6 댓글 0

‘문에 걸어둘게요’…순식간에 빨려나간 495만원의 진실

‘문에 걸어둘게요’…순식간에 빨려나간 495만원의 진실

 

1. 사건 스케치

 

휴대전화 한 통과 쇼핑백 사진—이 두 가지만으로도 사람의 경계심은 무너졌다. 인천에 사는 20대 A씨는 지난 5일 오후,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만나기로 한 판매자 B씨를 믿고 165만 원을 송금했다.

“돈이 확인되면 아파트 동·호수를 알려주고 문고리에 물건을 걸어두겠다”는 달콤한 약속은 서막이었다. 재거래 희망률이 100%로 표기된 프로필, 실명 인증 뱃지, 그리고 B씨가 미리 보낸 ‘쇼핑백 인증샷’이 안전장치처럼 작용했다.

 

그러나 송금 직후 돌아온 메시지는 낯선 변명뿐이었다. “사업자 계좌라 1회 입금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B씨는 165만 원씩 두 차례를 더 요청했고, A씨는 총 495만 원을 연이어 이체했다. 돈이 빠져나가는 속도만큼 B씨의 모습은 증발했다.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에는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이미 60여 명, 피해금은 1천700만 원에 달한다는 사실도 담겼다. 서울·부산·광주·대구 등 피해 지역은 전국을 찍었고, 거래 품목 역시 아이폰·그래픽카드·게임기 등 다양했다.

 

2. 비대면 거래의 그림자와 대처법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퍼진 ‘언택트 거래 문화’는 문고리 거래를 대중화시켰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다는 편리함은 “현관 앞에 두고 가세요”라는 짧은 문장으로 상징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이 건네는 물건은, 때론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사기범들은 계정을 빌리거나 구매해 신뢰 지표를 위조한다. 실제로 B씨는 ‘동네 홍보비’ 명목으로 계정을 빌렸고, 프로필 이력은 그 대가로 포장됐다. 거래 내역·지역 인증만으로 안전을 단정 짓기 어려운 이유다.

 

전문가들은 “거래 전 영상 통화로 실물 확인, 에스크로 결제, 직거래 시 지인 동행 같은 기본 수칙을 지키면 피해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의심스러운 추가 입금 요구는 즉시 거래를 중단하라”고 조언한다.

문고리 거래는 문 앞에서 끝나지만, 피해의 파장은 금융·법률·정서적 영역까지 확산된다. ‘잠깐의 편의’와 ‘돌이킬 수 없는 손실’ 사이, 마지막 열쇠는 언제나 거래 당사자의 경계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댓글 0

뉴스

전체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IT/과학 세계이슈 연예 건강
사회

‘문에 걸어둘게요’…순식간에 빨려나간 495만원의 진실

N
M
관리자
조회수 6
추천 0
2025.06.15
‘문에 걸어둘게요’…순식간에 빨려나간 495만원의 진실
사회

“빛보다 빠른” 3대 특검 카드, 정국의 방향을 바꾸다

M
관리자
조회수 12
추천 0
2025.06.14
“빛보다 빠른” 3대 특검 카드, 정국의 방향을 바꾸다
사회

살모넬라에 무너진 ‘깨끗한 식탁’ 신화, 풀무원 시험대 오르다

M
관리자
조회수 61
추천 0
2025.06.13
살모넬라에 무너진 ‘깨끗한 식탁’ 신화, 풀무원 시험대 오르다
사회

3차 강제조사 시계 제로…윤석열, 침묵으로 맞서다

M
관리자
조회수 57
추천 0
2025.06.12
3차 강제조사 시계 제로…윤석열, 침묵으로 맞서다
사회

“서점이 암호화됐다”―예스24 먹통 사흘째, 고객 데이터도 ‘인질’

M
관리자
조회수 85
추천 0
2025.06.11
“서점이 암호화됐다”―예스24 먹통 사흘째, 고객 데이터도 ‘인질’
사회

이틀째 멈춘 예스24, 랜섬웨어 공포 속 ‘디지털 서점 블랙아웃’

M
관리자
조회수 87
추천 0
2025.06.11
이틀째 멈춘 예스24, 랜섬웨어 공포 속 ‘디지털 서점 블랙아웃’
사회

조계사 회의장 화재 후폭풍 총무원장 “제 불찰, 안전망 전면 재정비”

M
관리자
조회수 68
추천 0
2025.06.11
조계사 회의장 화재 후폭풍 총무원장 “제 불찰, 안전망 전면 재정비”
사회

‘이미지 세탁’ 논란 속 5·18재단, 잡식공룡 500만 원 기부금 “원위치” 요구

M
관리자
조회수 71
추천 0
2025.06.11
‘이미지 세탁’ 논란 속 5·18재단, 잡식공룡 500만 원 기부금 “원위치” 요구
사회

혼돈의 낙서폭탄? 4호선 열차 파손 사건 - 서울교통공사 강력대응 예고

M
관리자
조회수 104
추천 0
2025.06.09
혼돈의 낙서폭탄? 4호선 열차 파손 사건 - 서울교통공사 강력대응 예고
사회

댓글 조작 의혹 ‘리박스쿨’ 압수수색 — 출국금지·늘봄학교 파장 총정리

M
관리자
조회수 120
추천 0
2025.06.05
댓글 조작 의혹 ‘리박스쿨’ 압수수색 — 출국금지·늘봄학교 파장 총정리
사회

충격! 배우자 신분증으로 ‘두 번’ 찍은 선거요원, 결국 쇠고랑

M
관리자
조회수 130
추천 0
2025.06.05
충격! 배우자 신분증으로 ‘두 번’ 찍은 선거요원, 결국 쇠고랑
사회

부산 선거 판도 요동…원도심과 낙동강 벨트, 엇갈린 열기 - 사전투표율

M
관리자
조회수 147
추천 0
2025.06.02
부산 선거 판도 요동…원도심과 낙동강 벨트, 엇갈린 열기 - 사전투표율
사회

해군 P-3CK 순직 장병, 바다를 수호한 마지막 비행

M
관리자
조회수 147
추천 0
2025.06.02
해군 P-3CK 순직 장병, 바다를 수호한 마지막 비행
사회

남편 신분증으로 투표? 충격 뒤덮은 사전투표 스캔들 - 대리투표, 이중투표, 공직선거법

M
관리자
조회수 130
추천 0
2025.06.02
남편 신분증으로 투표? 충격 뒤덮은 사전투표 스캔들 - 대리투표, 이중투표, 공직선거법
사회

서울 대단지 부동산 불법중개 단속 - 교란 행위에 강력 대응

M
관리자
조회수 117
추천 0
2025.06.02
서울 대단지 부동산 불법중개 단속 - 교란 행위에 강력 대응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