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 원에도 만석? 호텔 뷔페 광풍의 비밀

19만 원에도 만석! 고공 행진하는 호텔 뷔페 열풍의 숨은 이유
1. 물가 탓만은 아니다, 가격·가치 재정의
고물가가 일상이 된 2025년,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의 뷔페 ‘콘스탄스’는 6월 2일부터 성인 점심 17만 원, 저녁 19만 5천 원으로 가파르게 값을 올린다. 단순히 원가 압박만이 아니라, “프리미엄 경험”이라는 새로운 화폐를 발행한 셈이다.
이미 3월에는 신라호텔 ‘더 파크뷰’와 롯데호텔 ‘라세느’가 잇따라 금·주말 요금을 최대 19만 8천 원까지 조정하며 기준선을 끌어올렸다. 뒤이어 서울드래곤시티 ‘푸드 익스체인지’, 파르나스 ‘그랜드키친’이 평균 4~5%씩 상향 조정해 “19만 원대”가 럭셔리 뷔페의 새 상징이 되었다.
2. ‘가성비’ 대신 ‘가심비’…예약 전쟁이 벌어지는 까닭
가격표는 오르는데 대기 리스트는 더 길어졌다. 그랜드조선 ‘아리아’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4% 급증했고, 더플라자 ‘세븐스퀘어’와 ‘라세느’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보복 소비를 넘어 ‘내 돈으로 즐기는 마이크로 럭셔리’가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실제 SNS에는 “19만 원이지만 해외 항공권보다 싸다”는 농담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기내식 대신 초밥·랍스터를 마음껏 고르는 쾌감이, 현실의 물가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한다는 주장이다.
3. 앞으로의 변수: 한계 가격인가, 새로운 표준인가
업계는 연말까지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글로벌 식재료 값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소비자 역시 “더 비싸도 특별함만 확실하다면 지갑을 연다”는 태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20만 원
을 넘는 순간 심리적 저항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격이 더 오르면, 슈퍼 프리미엄 뷔페와 ‘합리적 럭셔리’ 사이의 경계가 뚜렷해지며 시장이 양극화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가격’이 아니라 ‘경험’이다. “얼마냐”가 아닌 “얼마나 즐거웠냐”가 선택의 기준이 된 지금, 호텔 뷔페는 식사가 아닌 공연표처럼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