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다시 열린 협상의 문, 최저임금 ‘극적 합의’의 전말

17년 만에 다시 열린 협상의 문, 최저임금 ‘극적 합의’의 전말
1. 합의의 무게와 시대적 배경
밤샘에 가까운 눈치싸움이 이어지던 회의실 공기가 새벽 공기처럼 가벼워진 순간이 있었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이른바 ‘노‧사‧공’ 세 주체가 마지막으로 고개를 끄덕인 그 찰나, 최저임금위원회는 17년 동안 굳건히 버티던 ‘표결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2026년도 시급은 10,32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10,030원에서 2.9% 인상된 수치다. 결정 자체보다 더 주목받는 부분은 ‘투표 없이 합의했다’는 절차적 혁신이다.
대통령실은 즉각 화답했다. “객관적 지표와 자영업 현실을 동시에 고려한 결정이며, 첫 번째 이재명 정부 최저임금이 상호 양보로 이뤄졌다는 점이 역사적”이라고 평했다.
2. 물가·고용·소상공인, 세 갈래 이해관계의 교차점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3% 안팎의 인상률은 ‘고무줄’을 적당히 당긴 수준으로 평가된다. 임금 소득자는 체감물가를 걱정하지만, 소상공인은 인건비 부담에 떨고, 공익위원들은 고용 충격을 우려했다.
노·사 어느 한쪽도 100% 만족할 수 없는 ‘황금 비율’을 찾는 과정은 마라톤 막판 스퍼트를 방불케 했다. 결국 “최저임금이 양극화의 균열을 메우는 접착제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합의를 밀어 올린 동력이 됐다.
3. 향후 과제: 합의 그 이후의 시험대
정부는 “홍보와 현장 지도‧감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숫자가 바뀌었다고 현장의 풍경이 바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편의점주부터 아르바이트생, 플랫폼 노동자까지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새 기준을 체감하려면 정책 집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영계는 “코로나 이후 회복세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다”는 점을, 노동계는 “실질임금이 여전히 줄어든다”는 현실을 토로한다. 표결 없는 합의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협상의 새 기준점이 될지는 앞으로 1년간 현장에서 시험된다.
댓글 0
뉴스
이스라엘 내각, ‘1단계 정전’ 전격 승인…72시간 내 전원 송환 시계가 돈다

“경주에서 결판” 트럼프, 中 대두 불매에 칼 빼들다

“첫날부터 멈춘 워싱턴” — 상원, 임시예산 두 번 모두 좌초…3일 재표결 관측

“7년 만의 멈춤” 미 연방 행정 중단…돈·하늘·데이터가 동시에 흔들렸다

“영구 핵보유” 주장에 맞선 외교부 메시지: 한반도 비핵화는 여전히 ‘기준점’

“보고 싶다”는 열기, 통제가 못 따라갔다… 카루르 유세 압사 참사

“10월 1일, 계산대가 바뀐다” 트럼프의 품목별 관세 폭주, 한국 수출에 드리운 그늘

“불씨는 우리가 아니다” — 페제시키안, 트럼프식 중동전략 직격…NPT 이탈은 선 긋다

“10월 1일 시작” 외산 대형트럭 25% 관세…트럼프, 안보 논리로 정면 돌파

댈러스 ICE 시설 총격 3명 사상… 트럼프 “좌파가 법집행을 괴물로 만들었다”

“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 유발 논란…정책·과학·한국 대응 한눈에

트럼프 발언에 흔들린 임신부들…美 의료계 "타이레놀 여전히 안전"

“H-1B 10만 달러” 충격파…실리콘밸리 비상 걸렸다

“H-1B 연 10만달러” 초강수… 한국 기업, 미국 사업 시계 더 흐려졌다

“경주에서 판이 커진다” 미·중 정상, APEC 회동 합의… 틱톡·무역·안보까지 줄다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