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태풍에도 하이브리드가 지킨 ‘수출 방파제’

트럼프發 관세 태풍에도 하이브리드가 지킨 ‘수출 방파제’
1. 관세 거센 바람, 미국행 선적량 ‘급속 냉각’
지난달 한국 완성차 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5월 미국향 수출액은 25억 1,6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나 줄어들었습니다. 트럼프 전 행정부가 유지해 온 25% 추가 관세가 여전히 유효한 데다, 현지 공장 가동률이 빨라지면서 ‘한국에서 배로 보내는 물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 직접적 원인입니다.
관계자들은 “4월까지만 해도 감소율이 20% 선이었지만, 5월에는 30%에 바짝 다가섰다”며 “작년 높은 기저효과까지 겹쳐 체감 충격이 훨씬 컸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1~5월 누적 미국 수출액도 131억 7,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어든 상황입니다.
2. 하이브리드·EV, 깊은 물살을 가르다
그럼에도 전체 자동차 수출액이 62억 달러(전년 대비 -4.4%)에 머물며 크게 흔들리지 않은 배경에는 ‘친환경 라인업’이 있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승용 모델이 선봉에 서면서 5월 친환경차 해상 수출은 7만 5,000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금액 기준으로도 10.2% 증가했습니다. 빠른 전환 속도가 파도를 완화한 셈입니다.
국내 소비자 반응 역시 뜨거웠습니다. 5월 내수 판매 14만 2,000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만 4,000대를 전동화 모델이 차지하며, 처음으로 내연기관 물량을 추월했습니다. 캐스퍼 EV·무쏘 EV와 같은 신형 전기 픽업과 소형 SUV가 줄이어 등장한 덕분입니다. 전기차 ‘캐즘’ 논란으로 한때 움츠렸던 시장이, 보조금 확대와 규제 완화로 서서히 반등 곡선을 그리는 모습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수소·하이브리드가 거센 역풍을 완전히 막아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하반기 수요 흐름이 이어진다면 침체 국면 탈출 신호로 해석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