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력의 초강수? 한수원 원전계약 앞두고 거센 파장

1. CEZ의 강경 대응

체코의 핵심 에너지 기업인 체코전력공사(CEZ)가 자국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며 단호한 대응에 나섰다. 최근 법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의 신규 원전 건설 계약 체결을 보류하라고 결정하자, CEZ는 즉각 항고 의사를 밝혔다. 회사 측은 이 같은 법적 제동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자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다니엘 베네쉬 CEZ 사장은 현지 언론 앞에서 “사업 지연으로 인한 비용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며 법적 분쟁이 길어질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자사의 원전 건설 계획이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돼 있다고 강조하며, 원활한 진행이 최우선 과제라고 거듭 밝혔다.

2. EDF 반발과 법원 결정

한편 이번 갈등의 불씨는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법적 이의에서 비롯됐다. EDF는 원전 건설 입찰에서 탈락한 뒤, CEZ와 한수원 사이에 오가던 최종 계약 서명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체코 법원은 “EDF의 주장을 모두 심리하기 전까지는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마침내 서명 하루 전날 이 같은 판정이 내려졌다.

체코 남부 지역인 두코바니에 위치한 원전 부지는 기존 설비 확장과 추가 건설 계획이 겹쳐, 전 세계 원전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곳이다. EDF가 제동을 건 이상, 모든 이해관계자가 납득할 만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사업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CEZ는 “단순한 지연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며, 추가 소송을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