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계사 회의장 화재 후폭풍 총무원장 “제 불찰, 안전망 전면 재정비”

“불길은 껐지만, 방심은 허락 없다” 조계종 수장의 고개 숙인 사과
1. 회의장 천장서 번뜩인 불꽃, 95분 만에 진화
6월 10일 오전 10시 22분, 종로 도심을 가른 연기 기둥이 순식간에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조계사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 천장에서 에어컨 전선이 튀기며 불이 번졌고, 회의 중이던 중앙종회는 그대로 중단됐습니다.
소방 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자 차량 35대와 142명의 인력이 투입돼 1시간 35분 만에 불길을 꺾었습니다. 불길은 불교중앙박물관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멈췄지만, 문화재 보호를 위해 국가유산청과 협업한 긴급 이운이 이루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2. “제 부덕의 소치” — 진우스님, 참회와 재도약 선언
다음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사전에 위험 신호를 세심히 살피지 못한 책임이 제 어깨”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큰 불은혜”라며 소방대‧경찰‧종무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어 “빠른 시일 내 완전 복구와 원상 회복은 물론, 종무기관 전반의 안전망을 처음부터 다시 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기 설비 전수 점검, 출입 동선 재설계, 화재 대응 모의훈련 확대가 포함된 정비 로드맵도 예고됐습니다.
“이번 사건을 경종 삼아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정진을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된 발언은, 불길보다 뜨거운 책임 의식을 드러내며 종도들에게 안도와 숙제를 동시에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