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000일…유가족 "소방관·경찰 트라우마 방치, 국가 책임"

이태원 참사 1000일…유가족 "소방관·경찰 트라우마 방치, 국가 책임"
1. 참사 이후 또 다른 희생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구조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정신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최근 현장에서 활동했던 소방대원이 우울증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충격은 다시금 커지고 있다. 그는 실종 열흘 만에 경기 시흥 고속도로 교각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생전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2. 유족과 시민단체의 성명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0일 발표한 논평에서 이번 비극을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대로 된 치유 체계 부재’로 규정했다. 이들은 “참사 직후부터 현장에서 희생자를 구했던 구조자들이 겪은 심리적 후유증을 국가가 사실상 방치해 왔다”며 “이것은 지난 정부가 외면한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존 피해자, 상인, 주민, 그리고 목격자들까지 모두가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폭넓은 지원을 촉구했다.
3. 치유의 부재가 남긴 상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2차 피해의 전형적 사례’라고 분석한다. 현장에서 참혹한 장면을 목격하거나 직접 구조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우울 증세를 호소해왔지만, 정작 체계적인 지원은 미비했다. 특히 소방관과 경찰처럼 재난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공무원조차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은 “국가가 안전을 지키는 이들을 돌보지 않는 모순”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4. 남겨진 과제와 정부의 역할
유가족협의회는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트라우마 치유와 회복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대형 재난 이후 구조자와 피해자에게 장기적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단기적 지원에 머물러 있어, 장기간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 "잊지 않기 위한 길"
지난 7월, 이태원 일대에는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 조성됐다. 그러나 1000일이 지나도록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재난의 상처를 치유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외면당하지 않고, 제도적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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