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특검 소환 ‘패스’…다음 날 다시 부른다

1. 소환 통보와 불참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9일 오전 10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호출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특검이 발송한 출석 요구서는 허공을 떠돌았고, 조사실 문은 그대로 닫혀 있었다. 이에 특검은 곧바로 같은 시각인 30일 오전 10시로 재출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서울구치소에 다시 보냈다.

2. 쟁점 의혹과 전망

이번 소환은 ‘정치 브로커’로 불리는 명태균 씨가 제공한 여론조사 지원의 대가로 2022년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공천 개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공개된 녹취록 속 2022년 5월 9일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김영선을 해줘야 한다”며 “공관위원장 상현이에게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언급해 의혹에 불을 지폈다.

특검은 이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고, 윤 의원은 27일 참고인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소환장에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맞물린 ‘허위사실 공표’ 혐의도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 경선 토론에서 “몇 달 맡겼지만 손실만 났다”고 말했는데, 특검은 이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본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특검 조사와 재판에도 건강 문제를 내세워 수차례 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불응이 계속되면 특검은 체포영장과 강제 구인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기류다.

30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 앞이 다시 한 번 분수령이 된다. 윤 전 대통령이 끝내 나오지 않는다면, 수사는 정지 화면을 넘어 ‘강제 구인’이라는 새 장면으로 빠르게 넘어갈 전망이다. 정치권은 이미 “전직 검찰총장이 법 절차를 무시한다”는 비판과 “야권 탄압”이라는 반발이 뒤엉키며 폭풍전야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