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뒤흔드는 美 장관의 충격 발언

1. 미 국방부의 대중 경계와 새로운 전략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 안보 회의 무대에서 중국을 향한 강력한 경고를 내놨다. 그는 “아시아에서 무력으로 국경과 해양 질서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심각한 우려”라며, 핵심 목표가 중국 억제에 맞춰져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어 미국은 역내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필요하다면 일부 주둔 병력을 새로운 분쟁 가능 지역으로 재배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대만 유사 사태에 대비하는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각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이 통합된 아시아를 이끄는 패권 세력으로 부상하려고 시도한다면, 동맹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해 억제력을 확보하겠다”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근 유럽처럼 아시아도 상황에 맞춰 자율 방어 능력을 높이길 원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일부의 역할 변화가 본격적으로 검토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제 관계 전문가는 “중국 리스크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미국이 동맹국 방위비 분담을 강하게 요구하는 건 시간문제였다”고 진단했다.

2. 동맹국에 대한 압박과 한국의 고민

가장 뜨거운 이슈는 헤그세스 장관이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5% 방위비 지출 요구다. 한국의 경우 현 수준(약 2.6%)을 거의 두 배로 늘려야 맞출 수 있는 수치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국방비 협상이 방위비 분담 문제에서 더 나아가 전체 국방 예산 증액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미 고정 비용이 상당한 한국 국방예산 구조가 과연 이 같은 변화를 신속하게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동시에 미국은 “이제 아시아 국가들도 유럽식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비쳤다. 나토 지역에서 추진 중인 5% 목표를 예로 들며, 중국과 북한을 마주하는 동아시아라면 더욱 빠른 속도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무기 도입에서 미사일 방어망 강화까지 전방위 재설계를 요구받게 된다. 그러나 지난 정부 시절 대외적으로 표명했던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등의 기존 입장이 흔들릴 소지가 있어, 대중관계 불안 요소가 커질 전망이다.

더 나아가 “아시아 각국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내 국가들은 안보 지원 확대와 경제적 이익 사이에서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싱가포르 소재 대학의 한 교수는 “중국을 실제적 위협으로 느끼는 국가는 생각보다 적다”면서, 미국의 강경 노선이 아시아 여러 나라로부터 얼마나 폭넓은 지지를 얻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