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50만이 몰아친 ‘제명 쓰나미’…이준석, 폭풍 속에 서다

시민 50만의 분노, 이준석 ‘제명 쓰나미’
1. “설마가 현실로”
국회전자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준석 의원 제명’ 요구가 열대저기압처럼 조용히 만들어졌다가 일주일도 안 돼 초강력 태풍으로 커졌다. 게시된 지 6일 만에 50만여 명이 동참하며 순간 최고 풍속을 기록해,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청원(143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참여를 끌어냈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청원이 이렇게까지 번질 줄 몰랐다”는 탄식이 새어 나온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담담한 표정으로 맞섰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들도 다수는 제명에 부정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 “도화선은 한 문장”
논란의 불씨는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TV 토론이었다. 이 의원이 상대 후보를 겨냥해 여성의 신체를 빗댄 노골적 표현을 쓰자, 생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분노의 손가락을 청원 버튼으로 옮겼다. ‘표현이 과했다’는 비판은 순식간에 ‘의원 자격 박탈’ 요구로 변주됐고, 클릭 카운터는 시속 10만 동의라는 경이적 속도로 치솟았다.
이 의원은 선대본 해단식장에서 “되돌아간다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후보 검증 과정에서 질문 자체는 정당했다”는 여운도 남겼다. 사과와 항변을 한 문장에 담아낸 셈인데, 이중주 같은 입장 표명은 여론의 속도를 늦추지 못했다.
3. 절차의 공백, 파문의 진폭
제명 절차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첫 관문이다. 문제는 22대 국회가 아직 윤리특위를 꾸리기도 전에 거센 파도부터 맞았다는 점이다. 특위가 구성돼도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50만 동의’가 곧바로 의사봉 소리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징계를 추진할 명분을 얻었지만, 자칫 정치 보복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대통령 가족 논란이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러는 사이 청원 카운트는 ‘기록 제조기’처럼 숫자를 쌓아 올리고, 지지층과 반대층이 뒤엉킨 댓글창은 포효하는 조류처럼 요동친다.
4. ‘단기 필마’ 자처한 승부사
이 의원은 “나 혼자 피 흘리며 싸웠다”는 표현으로 자신을 ‘단기필마(單騎匹馬)’ 전사에 빗댔다. 실제로 그는 TV 토론에서 보수의 이목을 끌었지만, 진보 진영도 자극해 정치적 계산이 복잡해졌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3~4%는 깎았다”며 자평했으나, 보수 표심은 김문수 전 후보 쪽으로 이동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청원이 제도적 결론에 닿지 못하더라도, 보수·진보 모두에게 깊은 흠집을 남겼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 미풍으로 여겨졌던 ‘국회전자청원’이 거대한 파급력을 입증하면서, 여와 야는 동시에 “내일은 우리의 이름이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을 공유하게 됐다.
5. 결말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윤리특위가 세워지고, 본회의 표결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50만 시민이 던진 돌은 이미 물결을 만들었고, 그 물결은 어느 해안에서든 충돌음을 낼 것이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외친 이 의원의 예언이 맞을지, 아니면 ‘설마’가 ‘현실’로 굳어질지는 결국 정치권의 선택과 국민 여론의 관성에 달렸다.
태풍이 바다를 지나 육지에서 소멸하듯, 거대한 청원도 절차의 장벽 앞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태풍이 지닌 에너지가 지형을 바꾸듯, 이번 사안은 정치 문화의 지각을 흔드는 단층선을 남겼다. 남은 건 결말을 써 내려갈 시간과, 그 시간을 지켜볼 시민들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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