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협상, 기로에 선 두 후보의 긴장감

단일화 협상, 기로에 선 두 후보의 긴장감
1. 회동의 배경
격렬한 대선 레이스 한가운데서 국민의힘 공식 주자로 지명된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지난 8일, 다시 한 번 얼굴을 마주했다. 두 사람은 이미 한 차례 만난 뒤 각자의 요구만 내세운 채 헤어졌고, 이번이 두 번째 협상 자리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약 한 시간가량의 논의가 진행됐음에도 양측이 내놓은 결론은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단일화를 통해 반대 진영을 견제하려는 열망은 컸으나, 회담 현장에서는 오히려 ‘본인이 먼저 발을 맞춰야 한다’며 서로 책임을 미루는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단일화가 시급하다는 쪽과 먼저 입당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하며 문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2. 끝없는 공방전
김문수 후보는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당에 들어오거나, 최소한 독자 출마라도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논리로 한 예비후보를 압박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이미 여러 차례 단일화를 언급해놓고, 이제 와서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마치 갈림길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등산객처럼, 두 인물은 대안을 찾기보다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했다. 김 후보는 회동 말미 “후보 등록조차 고려하지 않는 상태라면 단일화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지적했고, 한 후보 측은 “단일화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록하는 건 국민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라고 언급해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3. 양측의 주요 쟁점
한 전 총리는 ‘당장 오늘 내일이라도 여론조사를 진행해 단일화 결판을 내자’며 초조함을 드러냈고, 김 후보는 ‘경선 비용과 당내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후보가 갑작스레 단일화를 요구한다’고 난색을 표했다. 특히 한 전 총리가 “단일화가 무산되면 등록 자체를 접겠다”고 하자, 김 후보는 사실상 독자 출마 의지가 없다는 뜻 아니냐며 의구심을 내비쳤다.
서로 “22번이나 약속을 외쳤는데 지키지 않느냐”와 “당신이 먼저 실체 있는 움직임을 보여라”는 말이 반복되어, 협상의 문이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공개 회동 장소에는 지지자들마저 대거 몰려 고성과 항의가 뒤섞이기도 했다.
4. 여론조사와 당의 역할
이런 가운데 당 차원에서는 이미 후보 선호도를 묻는 절차에 착수했다. 내부 구성원 투표와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향후 단일화 압박의 근거로 삼겠다는 움직임이다. 김 후보 측은 이를 두고 “중도 탈당 상태인 인물을 후보군에 포함하는 행위가 적절한가”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반면, 한 후보 측은 “어떤 방식이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호응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결과가 곧 나오겠지만, 이 조사로 단일화가 확정된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김 후보 진영은 “단일화 없이도 승산을 만들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듯하고, 한 후보는 “국민 다수의 의지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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