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마타이트가 국가 전략기술로”… 고려아연, 아연 공급망의 중심에 서다

“헤마타이트가 국가 전략기술로”… 고려아연, 아연 공급망의 중심에 서다
1. 무엇이 바뀌었나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 개정을 통해 고려아연의 ‘헤마타이트 공정’(저온·저압 기반)을 국가핵심기술로 포함했다. 희소성이 높은 아연 제련 프로세스가 제도권의 보호막 아래 들어왔다는 뜻이다. 업계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사실상 고려아연이 유일해, 이번 결정은 특정 기업의 독자 역량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된 상징적 사례로 해석된다.
헤마타이트 라우팅은 원광·중간물 처리 단계에서 불순물을 안정적으로 제거하고, 부산물 관리 효율을 끌어올려 원가·환경·안전 세 축을 동시 개선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 축적을 기반으로 고려아연은 글로벌 아연 시장에서 선두권 점유를 굳혀왔다.
2. 왜 전략자산인가
아연은 철강 도금과 조선, 자동차 차체 보호, 반도체 설비 소재 등 ‘보이지 않는 방패’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제련 역량이 흔들리면 제조 생태계 전반의 생산 일정이 도미노처럼 밀린다. 정부가 경제성·친환경성·안보성을 종합해 헤마타이트 공정을 핵심기술로 묶은 배경이다. 해외 경쟁사 입장에선 모사 난이도가 높아 기술 유출 시 가격·공급 측면에서 국내 산업의 방어선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제11조에 따라 보유 기업이 해외 인수·합병을 추진할 땐 사전 승인 또는 신고가 의무다. 이 절차를 건너뛰면 중지·금지·원상회복 명령까지 가능하다. 기술이 ‘기업의 자산’을 넘어 ‘국가 인프라’로 올라선다는 의미다.
3. 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고려아연은 이번 편입을 계기로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 등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미 2024년 11월엔 ‘니켈 80% 초과 하이니켈 전구체 설계·제조 공정’으로 같은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헤마타이트까지 더해지면 아연-니켈 양축의 포트폴리오가 제도적 보호망 안에서 굳건해진다.
시장 측면에선 ‘안정적 생산·공급’이 핵심 키워드다. 아연 가격 변동 속에서도 국내 수요 산업은 방진복처럼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고, 해외 조달 리스크도 줄어든다. 기업은 기술을 방패로 삼아 장기 투자와 공정 고도화를 추진하고, 국가는 공급망 신뢰도를 대외적으로 증명하는 구조다.
4. 다른 각도에서 본 의미
이번 지정은 ‘친환경 제련’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저온·저압 운전은 에너지 사용과 배출 관리에서 우위를 만든다. 공정 혁신을 통해 나온 부산물 처리 최적화는 지역사회 수용성과도 직결된다. 비유하면, 거친 광석을 정교한 필터로 체질 개선해 고순도 금속을 뽑아내는 셈이다. 기술의 문턱이 높을수록 모방 가능성은 낮아지고, 원천기술의 프리미엄은 더 선명해진다.
고려아연 측은 “헤마타이트와 하이니켈 전구체 등 세계적 수준의 공정을 지켜내고 발전시켜 국가경제·안보 기여도를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정책과 산업 현장이 맞물리면서, 한국 제련 기술은 ‘원자재 슈퍼사이클’과 무관하게 체력 자체를 키우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5. 한눈에 보는 체크포인트
① 지정의 본질: 희소·고난도 제련 공정의 제도권 보호
② 산업 파급: 철강·조선·자동차·반도체 등 기간산업의 일정 안정화
③ 규제 프레임: 해외 M&A 시 사전 승인·신고 의무 강화
④ 기업 전략: 기술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공정 고도화·장기 투자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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