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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재편, 함께 가겠다” 베이징서 맞잡은 러·중의 계산

M
관리자
2025.09.02 추천 0 조회수 8 댓글 0

“질서 재편, 함께 가겠다” 베이징서 맞잡은 러·중의 계산

“질서 재편, 함께 가겠다” 베이징서 맞잡은 러·중의 계산

 

1. 한눈에 보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9월 2일(현지)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러시아와 함께 “더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이 서로의 현대화와 번영을 지지하고, 국제사회에서 정의와 균형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의 환대를 언급하며 양국의 긴밀한 공조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임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푸틴을 중국식 표현인 ‘라오펑유(오랜 친구)’로 호칭하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양국 관계가 시험대를 통과해 왔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9월 1일 중국 톈진에서 끝난 직후 베이징에서 다시 마주 앉았다. 톈진에서 양측은 ‘진정한 다자주의’ 기치를 들며 일방주의적 통상 압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 배경과 장면 전환

 

이번 회담은 9월 3일 베이징에서 예정된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직전 열렸다. 시 주석은 5월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에 직접 참석한 바 있고, 양측은 5월 9일과 9월 3일 각각의 기념일을 상호 방문으로 연결하는 관례를 이어가고 있다. 시 주석은 이를 “제2차 세계대전 주요 승전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공동 책임을 상징하는 전통”이라고 부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 국면을 견디는 동안, 중국은 미·일과의 갈등이 누적된 상태다. 이런 환경에서 두 정상의 연쇄 소통—올해 초 화상 회담과 2월 통화, 5월 모스크바 방문—은 전략 대화를 끊기지 않게 하는 ‘호흡기’ 역할을 해왔다.

 

3. 심층 해설: 메시지와 계산법

 

① 거버넌스 프레이밍 — “공정한”이라는 수식은 규칙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규칙의 해석과 실행 권한을 넓히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공급망, 첨단기술, 결제 인프라처럼 제도·표준 경쟁이 치열한 영역에서 러중의 접점을 넓히는 명분이 된다.

 

② 역사 서사와 현재의 접목 — 전승절 동시 기념은 반파시즘 승리의 역사적 유산을 현재 외교 의제로 끌어오는 장치다. 전쟁의 기억을 ‘국제적 책임’으로 번역해 오늘의 안보·경제 이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셈이다.

 

③ 다자 포맷 활용 — SCO에서의 ‘진정한 다자주의’ 언급은 서방 주도의 규범을 견제하는 대안적 협력 무대를 키우겠다는 복선이다. 개별 양자 거래에 그치지 않고, 지역안보·경제협의체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④ 상징어의 힘 — 시 주석의 ‘라오펑유’ 호칭은 의전 언어지만, 투자·에너지·기술 협력 같은 실무 라인에 정치적 탄력을 제공한다. 푸틴의 “전례 없이 높은 수준” 평가는 그 탄력을 수치화하진 않으면서도, 관계 등급 조정을 예고하는 표현으로 기능한다.

 

4. 파장: 경제·안보의 교차점

 

두 정상의 메시지는 경제와 안보의 결합이 강화되는 글로벌 흐름을 재확인한다. 제재·관세·수출통제 같은 경제 수단이 사실상 안보 레버로 쓰이는 현실에서, 러중은 대체 루트 구축을 지속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결제 방안의 다변화, 반도체·AI 부품 조달의 틈새 협력, 국경 물류의 복원력 강화가 대표적 사례다.

 

동시에 중국은 확대 해석을 경계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관계, 역내 주변국과의 균형을 감안하면, 파트너십의 ‘속도’보다 ‘지속성’을 중시하는 메시지 관리가 더 현실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5. 장면으로 본 외교

 

톈진 SCO 무대에서의 다자 발언과 베이징 양자 회담이 연속 편집처럼 이어졌다. 다자 포럼에서 던진 키워드를, 수도의 양자 회담에서 구체화하는 구도다. 마치 서막에서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제시하고, 본편에서 변주를 쌓아가는 방식과 닮았다.

 

결론적으로 이번 회동은 체제 경쟁의 상징이라기보다, 실용적 이익 배열을 재정렬하려는 신호에 가깝다. 누가 표준을 만들고, 누가 시장을 연결하며, 누가 규칙을 해석하느냐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경합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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