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막다른 길인가?…새로운 활로를 찾는 절박한 움직임”

1. 흔들리는 산업 지형도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강화된 보호무역 정책이 국내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부터 대규모 수출에 의존해온 기업들은 수입 규제를 엄격히 시행하려는 일부 국가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일자리 숫자는 전달에 비해 11만 명 넘게 줄어들며 6년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해지거나, 예측하기 힘든 외교·통상 이슈가 한꺼번에 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자국 중심 무역정책’의 후폭풍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전문가들은 세계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중장기적으로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제조업 분야가 관세 전쟁과 시장 규제 변화 등에 취약해,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2. 디지털로 뚫는 돌파구

이런 복잡한 국면을 헤쳐나가기 위해, 국내 업체들은 이른바 ‘디지털 D2C(Direct-to-Consumer) 채널’ 확장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해외 파트너나 대리점을 통해 물건을 유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바이어가 직접 제조사와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려는 움직임입니다. 세일즈포스 코리아의 커머스클라우드 전문가인 안준수 상무는 “더 이상 유통사를 지나기만 해서는 변화에 신속히 반응하기 어렵다”며 “직접 통로를 구축하면 지역별 규제나 잠재 고객 동향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커머스 솔루션을 제공해온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제조사가 직접 온라인 상점을 운영하면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어떤 국가에서 어떤 제품이 주목받는지 즉각 파악해, 해당 시장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죠. 더 나아가, 고객사 요청에 즉시 대응할 수 있어 보다 빠른 견적, 정확한 재고 확인, 효율적 배송 체계가 한곳에서 이뤄집니다.

특히, 세일즈포스가 강조하는 인공지능(AI) 기능은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하여 영업 담당자들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예컨대, 고객 구매 이력이나 웹사이트 방문 데이터를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어떤 제품이 어느 시점에 가장 잘 팔릴지 미리 예측하는 식입니다. 회사 측 조사에 따르면, 커머스클라우드와 AI 기반 자동화를 도입한 조직에서는 디지털을 통한 매출이 29% 이상 향상됐고 업무 처리 속도도 27%가량 단축됐습니다.

한편, 국내 제조업계는 지금까지 현지 유통사와의 협업을 중시해 왔으나, 역으로 이러한 방침이 시장의 급변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등 기본 홍보 채널은 있지만, 사용자가 어느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지부터 구체적인 결제 이력까지 직접 관리하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제는 단순 홍보용 플랫폼을 넘어, ‘직접 판매와 소통이 이뤄지는 온라인 허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자국 보호무역이 계속될수록, 제조업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거시적 압박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실행력’을 갖춘 디지털 역량과 유연한 분산 전략이 필수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현지 지사와 디지털 플랫폼을 융합해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출처: 헤럴드경제, 통계청 4월 고용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