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당긴 칼질” 신세계 첫 임원인사, 판을 다시 짰다

“연말을 앞당긴 칼질” 신세계 첫 임원인사, 판을 다시 짰다
1. 왜 지금인가: 시계 앞당긴 ‘속도 경영’
정유경 신세계 회장 체제에서 첫 전면 인사가 9월 26일 전격 발표됐다.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일정은 추석 연휴와 10월 국정감사 등 대외 변수에 선제 대응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여기에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지마켓 결합에 대한 공정위 조건부 승인이 확정되면서, 전자상거래 재편을 그룹 수준의 과제로 끌어올린 점도 작용했다. 메시지는 간명하다.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를 끌어올려 본업 경쟁력을 다시 세우겠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자리 바꾸기가 아니다. 성과가 미흡한 축은 손질하고,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영역엔 인재를 밀어 넣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배열했다. 그룹은 이를 “성과주의에 근거한 쇄신”이라고 요약했다.
2. 누가 바뀌었나: 핵심 보직 스왑과 승진
신세계백화점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 ‘스위트 파크’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이끈 박주형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시그나이트의 문성욱 대표(정유경 회장의 배우자)도 사장으로 올라서며 신세계라이브쇼핑 수장을 겸한다. 오프라인·라이브 커머스의 연결 축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지마켓은 알리바바 출신으로 라자다를 이끌었던 제임스 장을 신임 대표로 낙점했다. 신세계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합작 구조를 전면에 세워 글로벌 사업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SSG닷컴은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을 대표로 앉혀 대형마트의 신선 소싱과 온라인 풀필먼트를 긴밀히 묶는 ‘온·오프 하이브리드’ 실험을 가속한다.
실적 개선 압박이 큰 조직도 수술대에 올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패션본부장 김덕주를 차기 대표로 내정해 윌리엄 김 대표의 임기 만료(내년 3월) 이전에 사실상 교체 수순을 밟는다. 면세 부문인 신세계디에프에는 조선호텔·스타벅스 등을 거친 이석구가 투입된다. 인천공항 임대료 재협상이 최우선 과제다. 동시에 신라면세점의 철수 기류가 변수로 떠올랐다.
신세계푸드는 임형섭 B2B 담당을 대표로 세워 ‘식품 B2B 전문기업’ 전환에 드라이브를 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최훈학 SSG닷컴 대표가 지휘봉을 이어받아 숙박·외식 포트폴리오의 수익 구조를 손볼 예정이다.
3. 인재 지도: 1980년대생 전진, 첫 여성 CEO 탄생
눈에 띄는 변화는 세대 교체다. 1985년생 제임스 장을 비롯해 신임 임원 32명 중 14명이 40대다. 전체 임원에서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직전 대비 두 배로 뛰었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2부문 수장으로 내정된 이승민(1985년생)은 그룹 첫 여성 CEO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현장 가까이, 결정은 빠르게”라는 새 리더십 원칙을 체감할 지점이다.
이번 인사는 마치 체스판의 말 배치를 바꾸듯, 핵심 축을 미래 성장 라인으로 돌렸다. 면세·패션은 체질 개선, 커머스는 글로벌·디지털 확장, 호텔·식품은 수익 중심으로 재정렬했다. 남은 숙제는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다. 인천공항 임대료 협상, 온·오프 시너지의 실제 효율, JV를 통한 해외 트래픽 유입 등 단기·중기 과제가 한꺼번에 대기 중이다.
4. 한 줄 평과 전망
정유경 체제의 첫 카드는 “실행력”이다. 과거 레거시와 관성의 속도를 끊고, 성과를 기준으로 인재와 사업을 재배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속도가 실적으로 번역되는지다. 연말 성수기와 내년 1분기 성적표가 이번 재편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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