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리넷

생활/문화

“상은 못 받아도 관객은 얻었다” 박찬욱 신작, 베니스가 보내준 박수

M
관리자
2025.09.07 추천 0 조회수 21 댓글 0

“상은 못 받아도 관객은 얻었다” 박찬욱 신작, 베니스가 보내준 박수

“상은 못 받아도 관객은 얻었다” 박찬욱 신작, 베니스가 보내준 박수

1. 폐막의 순간, 웃은 작품과 남은 여운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의 향방은 미국 거장 짐 자무시의 신작 ‘Father Mother Sister Brother’로 결정됐다. 성인이 된 자녀와 멀리 떨어진 부모를 축으로, 미국 북동부·더블린·파리로 이어지는 세 갈래의 삶을 교차 편집해 잔잔한 파문을 만들었다는 평이다.

 

심사위원대상은 전쟁의 상흔을 응시한 튀니지의 카우데르 벤 하니아가 연출한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거머쥐었다. 연출 부문 트로피는 베니 사프디‘스매싱 머신’으로 가져가며, 경쟁 섹션의 균형을 맞췄다.

 

2. 박찬욱 ‘어쩔수가없다’, 수상은 놓쳤지만 화제의 중심

 

화살표는 끝내 무대 위를 가리키지 못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영화제 초반부터 상영이 끝날 때까지 객석의 체온을 쥐락펴락했다. 해외 비평가들은 “오늘 반드시 부름을 받을 것이라 확신했다”는 반응을 쏟아냈고, 일부는 최고상 혹은 감독상 후보군 최상단에 올려두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폐막 직후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이번 작품처럼 관객 반응이 즉각적이었던 적이 드물었다. 이미 큰 상을 받은 느낌”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트로피보다 긴 박수, 그 경험이야말로 축제의 성격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언어였을지 모른다.

 

작품 해부: 웃음과 씁쓸함이 공존하는 블랙코미디

 

‘어쩔수가없다’는 실업과 생계의 무게를 정면에서 받아들이되, 우아한 연출로 색채를 눌러 담은 블랙코미디다. 바닥을 딛고 올라서려는 한 남자의 하루가 아이러니와 풍자로 버무려지며, “웃긴데, 자꾸 목이 메인다”는 반응을 유도한다. 이 작품은 ‘무기력’이라는 어려운 감정을 관객이 껴안을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질감으로 다듬는다.

 

주인공 만수를 연기한 이병헌은 희극의 리듬과 비극의 잔향을 정교하게 오가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배우들이 합을 맞춰 서사의 질량을 더했다.

 

시각 바꾸기: 상은 결과, 호평은 자산

 

국제 무대에서 수상은 물론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영화제는 마라톤에 비유되곤 한다. 결승선 하나로 승부가 끝나지 않는다. 박찬욱의 새 영화는 관객 반응과 언론의 호의적인 평가를 통해 ‘브랜드 가치’라는 더 큰 자산을 확보했다. 향후 글로벌 배급과 추가 초청, 시장에서의 체감 기대가 자연스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황금사자가 자무시의 손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올해 경쟁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서로 다른 미학이 같은 무대에서 충돌하고, 그 자리에서 한국 영화의 저력이 다시 확인됐다. 트로피는 한 개지만, 존재감을 증명하는 방식은 여럿이다.

 

한 줄 정리 & 관전 포인트

 

한 줄 정리 — 상징적 성과는 자무시가 챙겼고, 관객의 심장은 박찬욱이 흔들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 ① 북미·유럽 배급 라인업과 개봉 타이밍 ② 국내 개봉 시 흥행/관객 반응의 온도차

 

댓글 0

뉴스

전체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IT/과학 세계이슈 연예 건강
사회

“수련의의 귀환” 성사될까… 관건은 의협의 조율 능력

M
관리자
조회수 611
추천 0
2025.06.24
“수련의의 귀환” 성사될까… 관건은 의협의 조율 능력
사회

구속영장 심사 멈춰 세운 ‘전원 기피’…김용현 측, 법원과 특검 동시에 겨냥

M
관리자
조회수 584
추천 0
2025.06.23
구속영장 심사 멈춰 세운 ‘전원 기피’…김용현 측, 법원과 특검 동시에 겨냥
사회

“육각 편대” 완성…비상계엄 문건 특검, 가속 페달 밟다

M
관리자
조회수 681
추천 0
2025.06.21
“육각 편대” 완성…비상계엄 문건 특검, 가속 페달 밟다
사회

‘양평 땅’ 끝내 검찰행…5년 시효를 뚫고 드러난 불법 임대 전말

M
관리자
조회수 801
추천 0
2025.06.18
‘양평 땅’ 끝내 검찰행…5년 시효를 뚫고 드러난 불법 임대 전말
사회

“더는 못 버틴다”…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도입 압박, 세종 청사 뒤흔들다

M
관리자
조회수 753
추천 0
2025.06.17
“더는 못 버틴다”…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도입 압박, 세종 청사 뒤흔들다
사회

‘석방인가 속박인가’―김용현 전 장관, 직권보석 뒤집기 위한 배수진

M
관리자
조회수 729
추천 0
2025.06.16
‘석방인가 속박인가’―김용현 전 장관, 직권보석 뒤집기 위한 배수진
사회

‘문에 걸어둘게요’…순식간에 빨려나간 495만원의 진실

M
관리자
조회수 661
추천 0
2025.06.15
‘문에 걸어둘게요’…순식간에 빨려나간 495만원의 진실
사회

“빛보다 빠른” 3대 특검 카드, 정국의 방향을 바꾸다

M
관리자
조회수 604
추천 0
2025.06.14
“빛보다 빠른” 3대 특검 카드, 정국의 방향을 바꾸다
사회

살모넬라에 무너진 ‘깨끗한 식탁’ 신화, 풀무원 시험대 오르다

M
관리자
조회수 658
추천 0
2025.06.13
살모넬라에 무너진 ‘깨끗한 식탁’ 신화, 풀무원 시험대 오르다
사회

3차 강제조사 시계 제로…윤석열, 침묵으로 맞서다

M
관리자
조회수 663
추천 0
2025.06.12
3차 강제조사 시계 제로…윤석열, 침묵으로 맞서다
사회

“서점이 암호화됐다”―예스24 먹통 사흘째, 고객 데이터도 ‘인질’

M
관리자
조회수 604
추천 0
2025.06.11
“서점이 암호화됐다”―예스24 먹통 사흘째, 고객 데이터도 ‘인질’
사회

이틀째 멈춘 예스24, 랜섬웨어 공포 속 ‘디지털 서점 블랙아웃’

M
관리자
조회수 674
추천 0
2025.06.11
이틀째 멈춘 예스24, 랜섬웨어 공포 속 ‘디지털 서점 블랙아웃’
사회

조계사 회의장 화재 후폭풍 총무원장 “제 불찰, 안전망 전면 재정비”

M
관리자
조회수 588
추천 0
2025.06.11
조계사 회의장 화재 후폭풍 총무원장 “제 불찰, 안전망 전면 재정비”
사회

‘이미지 세탁’ 논란 속 5·18재단, 잡식공룡 500만 원 기부금 “원위치” 요구

M
관리자
조회수 648
추천 0
2025.06.11
‘이미지 세탁’ 논란 속 5·18재단, 잡식공룡 500만 원 기부금 “원위치” 요구
사회

혼돈의 낙서폭탄? 4호선 열차 파손 사건 - 서울교통공사 강력대응 예고

M
관리자
조회수 568
추천 0
2025.06.09
혼돈의 낙서폭탄? 4호선 열차 파손 사건 - 서울교통공사 강력대응 예고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