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정치” 선포…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여야 원내 수장들과 첫 담판

1. 비빔밥 한 그릇에 담은 통합

이재명 대통령은 6월 4일 취임 직후 곧장 국회 사랑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호남의 나물, 영남의 쇠고기, 충청의 참기름 등 전국 특산물을 한데 모은 비빔밥이 점심상에 올랐습니다. 각기 다른 재료가 한 그릇에서 조화를 이루듯, “정치는 섞고 나누는 예술”이라는 대통령의 첫 메시지가 식탁 위에 그대로 펼쳐졌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권한대행,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 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대표 등 여섯 당 지도부가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말만의 소통이 아니라 결정 과정 자체를 공유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제가 먼저 물러서겠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2. 여야가 맞댄 숟가락, 남은 과제

가장 먼저 화답한 이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이었습니다. 그는 “포용은 권력을 가진 쪽의 절제에서 출발한다”며 내일 예정된 공직선거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우려를 직격탄처럼 던졌습니다. 대통령은 “일방 통과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양보·타협의 원칙을 실무 협의체부터 적용하자”라고 맞받았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도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세대·가치 간 균열까지 챙겨 달라”고 주문했고, 이 대통령은 “정치가 전쟁이 되는 순간 시민은 피난민이 된다”고 응수했습니다. “서로를 인정하는 게임의 룰을 세우겠다”는 그의 약속은 덮밥처럼 뒤섞인 국내 정세를 진정시킬 소방수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날 오찬은 90분 만에 끝났지만, 여야 모두 빈 그릇을 뒤로한 채 손을 맞잡았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빔밥처럼 다름을 버무리는 새 실험이 시작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추경·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