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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는 우리가 아니다” — 페제시키안, 트럼프식 중동전략 직격…NPT 이탈은 선 긋다

M
관리자
2025.09.27 추천 0 조회수 4 댓글 0

“불씨는 우리가 아니다” — 페제시키안, 트럼프식 중동전략 직격…NPT 이탈은 선 긋다

“불씨는 우리가 아니다” — 페제시키안, 트럼프식 중동전략 직격…NPT 이탈은 선 긋다

 

1. 쟁점 한눈에

 

뉴욕 유엔 본부에서 9월 26일(현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접근이 “불을 옮기는 바람”처럼 지역 안정성을 훼손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평화를 만들었다”는 미국 측 자평을 반박하며, 그간의 압박과 위협이 오히려 갈등의 온도를 올렸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 제재의 자동 복원이 결정된 데 대해 “불공정하고 법리에 반한다”는 반응을 내놓으면서도, 조약 체제 밖으로 이탈해 판을 깨는 선택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동시에 그는 “누가 먼저 불씨를 던지느냐가 문제”라며, 자국 영토나 이익이 타격을 받는다면 가능한 가장 강한 방식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억지력 강화를 일상 과제로 삼겠다는 메시지다.

 

2. 현장 발언과 파장

 

나탄즈 인근 지하 시설을 둘러싼 보도에 대해 그는 “위성 사진만으로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고 선을 긋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탁상 위 지도보다 현장 검증이 신뢰를 쌓는 빠른 지름길이라는 논리다. IAEA는 이번 주, 6월 미국·이스라엘 공습 여파로 중단됐던 일부 사찰을 재개했다고 알렸다.

 

유럽 3국(E3: 영국·프랑스·독일)이 제재 복원 유예의 조건으로 미·이란 대화 재가동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신뢰 붕괴’를 이유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러 차례 합의가 있었지만 미국이 이를 가볍게 뒤집었다는 불신이 벽처럼 남아 있다는 취지다. 그는 억지로 문을 여는 대화보다, 상호 검증 가능한 조치의 교환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안보리의 스냅백(snapback) 결정은 이란에 정치·경제적 부담을 얹지만, 테헤란은 이를 “명분 쌓기용 불쏘시개”로 규정한다. 그 프레임에서 페제시키안은 ‘불길의 발화점’을 미국과 동맹의 압박 정책으로 지목하며, 방어적 역량 증강을 공개적으로 천명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협상장 복귀의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 강경 억지와 사찰 수용을 병행하는 ‘투트랙’은 압박을 상쇄하면서도 국제 규범 내에서 정당성을 확보하는 계산된 동선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NPT 탈퇴 가능성에 거듭 선을 긋고, 체제 밖의 길이 가져온 파국적 전례—조약을 떠난 뒤 핵실험에 나선 북한의 사례—를 우회적으로 환기했다. “성급한 도박 대신 길게 두고 보는 바둑”을 택했다는 신호다.

 

종합하면, 이번 발언의 구조는 세 갈래다. 첫째, 위협에는 단호하되 먼저 불씨를 던지지 않겠다. 둘째, 검증은 열어두되 일방적 프레임은 거부한다. 셋째, NPT는 유지해 외교적 여지를 살린다. 불을 끄는 데엔 바람보다 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한 셈이다.

 

보충 해설: 왜 지금 이 메시지인가

 

유엔총회는 전 세계 외교의 ‘메가폰’이다. 이란 지도부가 뉴욕에서 직설적 언어를 택한 건, 제재 복원 국면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신호이자, 내부 결속과 외부 청중 모두를 겨냥한 이중 효과를 노린 행보다. 또한 IAEA 사찰 재가동과 맞물려 “문은 닫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 향후 협상의 출구를 남겨둔 계산도 읽힌다.

 

결국 승부는 상호 검증 가능한 ‘작은 합의’의 축적에 달렸다. 위성 사진 한 장이 말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현장 점검이 채워 넣고, 정치적 언사가 만든 불신의 골을 기술적 절차가 조금씩 메우는 시나리오다. 불길을 멈추는 방법은 성냥을 빼앗는 것뿐 아니라, 젖은 담요를 차분히 덮어 씌우는 일이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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