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불길” 새벽 지하철을 삼키다

1. 사건 개요

31일 아침 출근길 여의나루–마포 구간을 지나던 5호선 객차 안에서 한 남성이 준비해 온 가연성 액체를 뿌린 뒤 자신의 옷에 불을 붙였습니다. 순식간에 번진 불꽃과 연기로 객차는 아수라장이 됐고, 열차는 비상 제동으로 멈춰 섰습니다.

2. 아찔했던 대피

검은 연기가 차오르자 승객 약 400명은 안내 방송도 들리지 않는 혼란 속에서 선로로 내려와 마포역 방향으로 달려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기를 들이마신 이들과 발목을 접질린 승객 등 20여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열차 내부는 그을음으로 뒤덮였고, 출근 시간대 운행이 한동안 중단되며 인근 역은 큰 혼잡을 빚었습니다.

3. 방화 이유와 검거

긴급 체포된 60대 용의자는 조사에서 “지속된 이혼 소송 결과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범행 동기를 시인했습니다. 그는 연기 속을 틈타 다른 승객들과 함께 선로로 내려가 도주를 시도했으나, 폐쇄회로 화면을 추적한 경찰에 곧바로 붙잡혔습니다. 영등포경찰서는 6월 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4. 전문가 시각

범죄심리학자들은 “법적 분쟁 과정에서 쌓인 분노가 무관한 대중을 향해 폭발했다”면서, 공공 교통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이유는 ‘가시적 파급력’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밀폐된 지하철 객차는 소화 설비에 한계가 있어, 작은 화염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