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도 걱정, 등교도 걱정” 가뭄에 편지 든 강릉 초등생들

“급식도 걱정, 등교도 걱정” 가뭄에 편지 든 강릉 초등생들
1. 한 장의 편지, 마른 교정의 현실
강원 동해안의 가뭄이 길어지자, 강릉시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결국 펜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당초 시청에 의견을 전하려 했지만, “현장의 고통이 행정 문턱에서 묻힌다”는 판단 끝에 수신처를 대통령실로 바꿨습니다. 9월 4일, 모둠별로 정리한 다섯 묶음의 서한에는 “밥을 먹는 일, 물을 마시는 일, 등교하는 일까지 모두가 불안하다”는,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현실 보고가 담겼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겪는 구체적 불편을 조목조목 기록했습니다. 무거운 생수 상자를 1학년이 들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배포 방식의 개선”을 건의했고, 급식실과 정수기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진 현실도 전했습니다. “혹시 내일은 급식을 못 먹을까 봐”라는 걱정은, 단지 식단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운영 자체가 흔들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의 다른 표현입니다.
2. “만약 투표할 수 있다면”―책임을 묻는 목소리
학생들의 문장은 어린이답게 짧지만, 메시지는 단단했습니다. “우리에겐 투표권이 없지만, 있다면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은 뽑지 않겠다.” 가뭄의 조짐이 보였던 초기에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이뤄졌다면, 지금의 불편과 혼란이 줄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말라붙어 가는 주 상수원과 저수지의 풍경은 그들의 체감 위기를 거울처럼 비췄습니다.
편지는 단순한 하소연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정부 차원의 근본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물차 동원이나 생수 보급 같은 응급조치에 그치지 말고, 장기화되는 기후위기 흐름 속에서 가뭄 대응 체계를 새로 설계해 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학교에 못 가게 될까 봐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는 토로는, 교육권과 안전권을 함께 지켜 달라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이번 서한은 어른들에게 숙제를 남겼습니다. 정책은 숫자로 시작해 현장에서 완성됩니다. 급수 전환, 대체 수원 확보, 급식 운영 매뉴얼의 비상 단계 구분, 학령기 아동을 위한 맞춤형 생활 지원 등 행정의 세부 동선이 느리다면, 종착지인 교실과 가정에는 공백이 생깁니다. 아이들의 편지는 그 공백의 가장자리에서 울리는 경보음이었습니다.
물은 도시의 혈액입니다. 혈액이 돌지 않으면 가장 약한 곳부터 식어 갑니다. 초등 저학년이 생수 한 팩을 들지 못해 교실 앞에서 멈칫하는 장면은 통계에 찍히지 않지만, 그 자체로 정책 평가의 근거가 됩니다. 이번 호소문이 “누가 잘못했는가”를 넘어 “다음 위기 때 무엇을 먼저 바꿀 것인가”를 묻는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핵심 정리
— 강릉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15명이 9월 4일 대통령실에 집단 서한 발송
— 급식·정수기 중단 우려, 생수 배포 방식 개선 등 생활 불편 사항 구체 제시
— 초기 대응 지연에 대한 실망과 함께, 정부 차원의 구조적 가뭄 대책 마련 촉구
— 기후위기 시대의 교육권 보호와 비상 운영 매뉴얼 정비 필요성 부각
한 줄 논평
아이들은 표 대신 편지를 선택했다. 투표함보다 빠른 그 종이 다섯 장이, 메마른 행정의 관성에 물길을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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