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현실적으로, 감각은 프리미엄으로” 르노 세닉 전기 SUV 재평가

1. 왜 지금, 왜 세닉인가

전기 SUV 시장이 폭넓어지는 가운데, 르노 세닉 E-Tech 전기 모델은 가족형 SUV가 지닌 본질을 전동화 시대의 기준으로 다시 써 나간다. 유럽에서 ‘2024 올해의 차’에 오른 기록은 기술력과 상품성을 상징한다. 더 흥미로운 지점은 한국 구매자에게 체감되는 가격 효율이다. 거주 지역의 전기차 보조금을 반영하면 약 4,067만~4,716만원선에서 접근 가능해, 유럽 현지 생산 모델임에도 비용 장벽이 낮다.

심장부에는 LG에너지솔루션 NCM 배터리가 자리한다. 신뢰성과 효율을 모두 겨냥한 이 조합은 1회 충전 시 최대 460km(공인 기준)의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한다. 숫자만 화려한 전기차가 아닌, 실사용에서의 안정감을 추구했다는 점이 체감 포인트다.

주행 세팅은 유럽의 고속·험로 환경을 기준으로 다듬어졌다. 그 결과, 노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국내에서는 탄탄함 속 부드러움을 드러낸다. 전용 AmpR 미디움 플랫폼과 멀티링크 리어 액슬, 12:1 스티어링 비의 조합은 SUV 특유의 안정감을 유지하면서도 세단에 가까운 응답성을 구현한다. 장거리 크루징과 도심 골목길 모두에서 ‘피로감 적은 주행’을 목표로 한 성향이다.

2. 세 가지 결정 포인트

① 익숙한 운전 감각
전기차가 처음인 운전자도 금세 적응할 수 있도록 가감속 반응을 자연스럽게 설계했다. 패들 시프트로 회생제동 강도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어 내연기관·하이브리드에서 옮겨와도 낯섦이 적다. 낯선 학습 곡선 대신, 기존 운전 습관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방식이다.
 

② 공간이 만드는 여유
가족 SUV의 가치는 결국 수납과 거주성에서 갈린다. 세닉의 2열 레그룸은 약 278mm로 동급 최상위권을 지향하며, 트렁크는 기본 545L → 최대 1,670L까지 유연하게 확장된다. 캠핑 장비, 유모차, 반려동물 이동 케이지까지 — 실전에서 바로 쓰이는 부피가 강점이다. 또한 Ingenius® 암레스트 등 다채로운 수납 솔루션이 패밀리 카의 실용성을 체계적으로 보완한다.

③ 합리적 비용 구조
전동화로의 전환기에는 구매·운영비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보조금 적용가 4천만원대 초중반은 수입 전기 SUV로선 드문 영역이다. 유럽 현지 생산이라는 배경에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효율 중심의 구동 세팅과 검증된 배터리로 장기 보유 관점의 비용도 설득력을 얻는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가격은 현실적이고, 승차감은 편안하며, 운전 감각은 친숙하다. 수치 정보는 표로 비교할 수 있지만, 세닉이 주는 주행의 결은 실제 시승에서 더 명확해진다. 지금 전국 전시장에서 시승이 가능하니, 전기 SUV의 갈림길에서 ‘체감’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