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를 지운다”…구글, 한국 지도 보안 규정 수용 선언

“좌표를 지운다”…구글, 한국 지도 보안 규정 수용 선언
1. 한눈에 보는 결정
구글이 한국 정부가 요구해온 지도 보안 기준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구글 대외협력 고위 임원은 “한국 영역 내 좌표·방위 정보의 노출을 국내외 사용자에게서 차단하고, 위성·항공 이미지에 드러나는 민감 시설은 추가로 가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좌표·방위 정보의 비가시화. 둘째, 군사·보안 시설의 이미지 모자이크 강화.
이 조치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군사·안보 사유로 축척 1:25,000보다 정밀한 지도의 해외 이전을 엄격히 막아왔고, 이에 따라 글로벌 지도 플랫폼의 국내 정합성과 서비스 일관성 문제가 반복 제기돼 왔다.
2. 왜 지금, 무엇이 달라지나
구글은 “정부가 이미 민감 정보를 제거해 제공한 국가기본도(1:5,000)를 대상으로 반출을 신청해 왔다”며, 위성 영상과 기본도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 안전장치로 좌표 비공개와 시설 가림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실무적으로는 지도와 구글 어스 전반에 동일한 보안 기준을 적용하고, 필요하면 정부 승인 절차를 거친 블러 처리 이미지를 국내 사업자에게서 구매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올해 초 구글의 최신 반출 신청을 접수해 11월 11일을 목표로 협의체에서 수용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과거 2011년과 2016년 신청이 보안상 이유로 불허된 바 있어, 이번 결정은 업계 관행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좌표 비가시화는 컴퍼스 없는 지도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는 비유도 나온다. 길찾기 자체는 가능하되, 정밀 참조값의 직접 노출을 막아 위험을 낮춘다는 취지다.
국내 파트너와의 동맹 강화
구글은 티맵모빌리티 등 로컬 파트너와의 협업 확대를 예고했다. 이는 데이터 가공·검증, 보안 필터링, 서비스 현지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국내 생태계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신호다. 정밀 내비게이션과 위치 기반 서비스(LBS)는 현장성·최신성이 생명이다. 글로벌 기술과 국내 규제 준수의 접점을 찾기 위해, 파트너십을 통한 안정적 데이터 수급이 해법으로 제시된 셈이다.
나아가 이번 합의는 ‘정보 접근성과 국가안보의 균형’이라는 오래된 숙제를 재정의한다. 세계 각국이 위성영상 해상도와 좌표 노출 기준을 고도화하는 사이, 한국은 보안 필터-플러스 좌표 비노출이라는 이중 안전장치를 통해 글로벌 지도와의 간극을 줄이려 한다.
관전 포인트: 사용자 경험과 규제의 접점
사용자 입장에선 지도의 기본 기능은 유지되지만, 특정 시설 주변에서 좌표·방위 각 표시가 제한될 수 있다. 개발사·스타트업은 SDK·API 활용 시 표기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결국 이번 조치는 “더 안전한 공개, 덜 노출되는 세부값”이라는 방향으로 시장을 재설계한다. 규제가 브레이크였다면, 이번 협의는 ABS·TCS를 더한 ‘안전 운전 모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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